음식은 가톨릭 쪽이 좋아-미국 음식, 뭐냐 넌?

<<광고>>



¶ 최재원

 

-음식을 먹어보니 미국은 완전 쌍놈의 나라. 이렇게 대충 처먹고 사는 건 삶 또한 그렇다는 것

-슈퍼마켓 한 곳에 원하는 것들이 다 있을 거라는 환상이 유통의 독점과 질의 저하를 낳았다

분명 좋은 식재료 파는 고집스런 분들의 소규모 상점이 있을 것이다. 해답은 ‘로컬’에 있는 것

 

 

독일에서 프랑스 중부나 스위스, 이탈리아로 가면 음식이 맛있어진다. 네덜란드와 도버해를 지나 영국으로 가면 음식은 정말 끔찍해진다. 어떻게 이렇게 먹고살까? 왜 이렇게 인생을 막살까?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차이가 이렇게 엄청난 것인가? 프로테스탄티스트들이여! 금욕과 절제는 그대들이나 해라. 음식은 맛나고 섬세하고 에로틱하게 먹어야지.

 

워싱턴 D.C. 음식은 정말 최악이다. 뉴욕에선 미국식 음식이 끔찍하면 리틀 이탈리아 지역으로 피신하면 분명 어딘가 맛난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이 있다. 그런데 D.C.는 모든 음식을 미국화해 놓았다. 최악이라는 말이다.

 

D.C.의 몇몇 식당을 다녀 보고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음식을 먹어 보니 미국은 완전 쌍놈의 나라다. 그 근본 없음이 힘이었지만, 마구 처먹고 마구 사는 삶의 양태는 결국 성인병, 고혈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개인의 몸만이 아니라 그것이 사회고 국가로 상징하는 모습이 있는 것이다.

 

음식을 이렇게 대충 처먹고 사는 건 이들에게 삶 또한 그렇다는 것이다. 다만 그간 발품 팔며 한 가지는 깨달았다. 미국은 이들이 가공하고 요리한 음식을 먹으면 절망이지만, 손대지 않은 원재료는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아! 특히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등) 좋은 재료를 각처에서 발품 팔아 구해서 결국 내가 유럽식으로 직접 요리해서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차이가 이렇게 엄청난 것인가? 프로테스탄티스트들이여! 금욕과 절제는 그대들이나 해라. 음식은 맛나고 섬세하고 에로틱하게 먹어야지.

 

아마존 연간 멤버십을 가입하면서까지 <홀푸드>에서 장을 봤지만, 여기 제품은 대개 겉모양만 좋다. 스테이크 몇 종류만 일단 여기서 구하고, <트레이더스 조>에서는 채소 종류가 좋더라. 살라미도 무식한 제노바 살라미 밖에 못 찾았는데 <아마존 프레쉬>에 가니까 밀라노 살라미 한 종류를 찾았다. 이곳은 신기하게도 내가 샵에 들어가서 내가 살 물건들을 봉투에 담아 카운터에 가지도 않고 점원에게 계산도 안하고 그냥 집에 들고 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마무리되는 무인 시스템 수퍼마켓이다.

 

그럼 커피는? D.C.는 민주당 지지가 절대적인 지역이고, PC라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은 하나의 트렌드와 유행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깨닫는다. 커피 맛도 망했다는 말이다.

 

미국인들은 커피도 너무 막 마신다. 거세되고 커피 본질의 맛을 실종해 내가 그토록 경멸하는 공정 무역 이념 커피 밖에는 안 보이는 상태이다.

 

재료 하나부터 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 빵도 이제 막 <U스트릿 파머스 마켓> 한 군데에서 독일 빵(비슷한 빵)을 그나마 찾았다. 그런데 반죽이 아쉽다. 왜 이렇게 매사에 대충 만들어 처먹는 걸까?

 

분명 어딘가 이탈리아 가게도 있을 거다. 스위스의 세심한 치즈를 파는 곳도 있을 거야. 드라이 에이징 절묘하게 해 놓은 고기 파는 집도 있을 거야. 신선한 독일 소시지도 같이 팔면 더 좋고.

 

채소도 과일도 커피도 원재료 좋고 싱싱한 수산물도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찾아야 한다. 한 수퍼마켓에 없다. 하나의 수퍼마켓에서 그걸 다 가질 거라는 환상이 유통의 독점과 질의 저하를 낳았다. 분명 좋은 식재료 파는 고집스런 분들의 소규모 상점이 있을 것이다. 해답은 언제나 그렇듯 ‘로컬’에 있을 것이다.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