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의 진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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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벗

 

-‘고발 사주’ 폭로는 “윤석열 하향세 부추켜 낙마로 이어질 것.” 결국 내년 정권 교체에 일조

-한때 의기투합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보수인사들 난도질하던 자들끼리 틀어져 싸우는 꼴
-보수진영 “진영 논리, 특정후보 떠나 객관적이어야… 둘 다 잘못 했으면 둘 다 패면 될 일”
대선 정국에 대형 사건이 하나 터졌다. 국민의힘(국힘당)의 유력 대선 후보 윤석열과 관계되는 문제라 윤석열 측이 적극 방어에 나서고, 민주당 측은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2020년 총선 직전인 4월 3일과 8일에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송준성 검사가 당시 미래통합당(미통당) 송파갑 후보였던 김웅에게 텔레그램으로 최강욱 등을 고발하는 고발장과 그에 따른 증거물인 판결문 등을 보내 미통당으로 하여금 고발토록 사주했다는 의혹을 신생 매체인 <뉴스버스>에서 폭로했다.
이 폭로 기사는 정치계를 강타했고, 이재명이 충청권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했다는 사실도 묻히게 만들 정도로 정가의 핫이슈가 되었다.
윤석열은 부랴부랴 이준석을 찾아 90도 폴더 인사를 하며 면담을 했고, 윤석열 캠프는 이 사건과 윤석열과의 고리를 끊으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사건이 ‘생태탕 2’가 되어 부산 복집 사건처럼 윤석열에게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윤석열에게 치명타를 안길 가능성이 매우 높고 홍준표의 부상을 예상보다 일찍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사건이 민주당 측에 유리할 것인가이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부각하여 윤석열을 낙마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런데 윤석열이 낙마하고 홍준표나 최재형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과연 2022년 3월 대선 투표함이 개봉되었을 때 자신들의 바람대로 결과가 나올까?
지금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면 초반이긴 하나 이재명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해 야권에서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는 보수 진영(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이 가장 쉬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이재명은 지지자들의 충성도는 높지만 반면에 확장성은 낮다. 오죽하면 이낙연 지지자 중에 이재명이 후보가 되면 차라리 야당 후보를 찍겠다고 하는 사람이 20%가 넘겠나?
물론 이 20%가 모두 실제 투표에서는 야당 후보를 찍지 않겠지만, 상당수가 야당 후보를 찍든가 기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만큼 이재명에 대한 반감이 골수에 박힌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고, 이재명이 집권하면 문재인에게 보복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진 친문들도 많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이재명의 지지율은 어떤 후보와도 붙여도 일정하고, 시간 흐름에 따른 등락폭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다. 이건 좋게 말해 이재명은 충성도가 높은 지지자들을 가졌다는 뜻이고, 반대로 표의 확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야당 지지자들, 반문 성향의 정권 교체를 원하는 중도층들은 국힘당 후보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차라리 기권하거나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홍준표나 최재형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기권하거나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을까? 필자는 전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이 확장성이 없듯이, 국힘당에서는 윤석열이 정권 교체를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표를 잃을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뜻이다. 윤석열은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도 많고, 본선에서 공격할 소재도 무궁무진한 사람이다.
이번 고발 사주 의혹 건은 <뉴스버스>의 폭로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결국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 본다.
필자가 이번 고발 사주 폭로가 윤석열의 하향세를 부추키고 결국은 윤석열의 낙마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 의혹이 근거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김웅이 미통당 관계자(미통당 법률 지원단?)에게 보낸 텔레그램 채팅방의 캡쳐 사진이 있고, 김웅도 손준성으로부터 자료를 받았다는 것은 시인했다. 그리고 폭로한 쪽이 제시한 근거의 출처가 국힘당 내부라는 점에서 여권의 공작으로 몰아가기도 곤란해 윤석열 측이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윤석열측이 고발 사주 건과 관련하여 ‘10가지 오해와 진실’이라는 해명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별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한때는 자기들끼리 의기투합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보수 인사들을 적폐라는 이름으로 난도질하던 자들이었는데 저희들끼리 틀어져 싸우는 꼴에 쓴 웃음이 나온다.

1. 고발장 작성자는 누구?
윤석열 측은 “고발장 내용을 보면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투박하다”고 하면서 “김웅이나 제3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는 것이 진실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윤석열 측의 이 해명은 자체 모순을 보이고 있다.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에 투박하다며 손준성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불과 몇 개월 전까지 검사였던 김웅이 작성했을 거라 보는 것이 진실에 부합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김웅이 아니라 제3자가 작성했다고 말했더라면 모순이 없지만, 이렇게 주장하기도 애매한 것이 김웅이 미통당 관계자에게 텔레그램으로 보낸 고발장이라 김웅이 아니라면 고발장을 쓴 제3자를 김웅이 밝혀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필자가 고발장 내용을 전부 읽어보았지만, 투박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상당한 법률적 지식이 없으면 쓰기 힘든 것이었으며, 특히 일반인이면 접근하기 힘든 정보들도 있어 검찰 내부로부터 나온 것이거나 김웅이 직접 작성한 것이라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
웃긴 것은 윤석열 측의 초기 해명은 이와 달랐다는 것이다. 윤석열 측은 처음에는 4.15 총선 송파갑 미통당 후보인 김웅이 선거 유세로 한참 바쁠 때에 고발 관련 건을 모처로부터 받아 미통당 관계자에게 전달하거나 고발장을 쓸 시간이 있었겠느냐며 아예 김웅이 전달받고 전달한 사실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우겼다. 그런데 김웅이 전달 받고 전달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자 저렇게 김웅이 고발장을 쓴 것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2. 고발장에 첨부된 실명 판결문 출처는?
윤석열 측은 “고발 사주를 한다면서 익명이 아닌 실명 판결문을 첨부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측의 이 주장도 별로 와 닿지 않는다. 실명 판결문을 열람하거나 소지할 수 있는 사람은 재판의 당사자(지모 씨), 검사, 판사 밖에 없으며, 일반인은 익명 판결문 열람만이 가능하다. 당사자인 지모 씨가 자신의 추악한 과거가 담긴 자기 실명이 나오는 판결문을 유출했을 리는 없고, 판사도 그럴 이유가 없으니, 결국은 검찰(검사) 밖에 남는 게 없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익명의 판결문을 열람, 복사한 것을 실명으로 다시 타이핑하고 이미지를 조작해 판결문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사실 익명의 판결문을 첨부해도 충분한데 실명의 판결문을 첨부한 것은 익명이든, 실명이든 판결문을 입수하기 편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검사)은 어느 쪽이 입수하기 편할까?
3. 고발장 전달자는?
김웅은 “오래 되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고, 손준성은 “자신이 전달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고발장과 판결문 등 증거물들을 김웅이 미통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캡쳐 사진은 제시되었다.
김웅이 모처로부터 받고, 이를 받아 김웅이 미통당 관계자에게 전달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 텔레그램 캡쳐 사진에는 김웅의 이름과 김웅의 사진이 나와 보낸 사람이 김웅임이 드러나고, ‘손준성이 보냄’이라는 글이 상단에 선명하게 나타나 김웅이 손준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그대로 전송했음이 드러난다.
김웅이 모처로부터 고발장과 판결문을 받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그야말로 의혹일 뿐 사실이 아닌 것이 되지만, 김웅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물증은 존재한다.
김웅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본다. 불과 1년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일인데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사시 패스하고 검사 생활을 20년 한 50대 초반의 김웅이 이런 중대한 일을 1년이 지났다고 기억하지 못한다고? 텔레그램을 이용했고, 전송 후에는 대화방을 폭파했다는 것은 그만큼 보안을 요하고 중요한 일이었다는 뜻이고, 또 그만큼 각인되어 잊기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그것도 1건도 아니고 수십 건을 전송했으면서 그걸 기억 못한다고?
김웅은 제보자가 누구인지 알지만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제보자를 밝히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보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김웅의 이 말은 고발장과 판결문 등을 모처로부터 받았고 이를 미통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뜻이다.
김웅은 지금이라도 누구로부터 받아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명확히 밝혀 이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사실 이 사건은 그렇게 복잡할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뉴스버스>가 폭로한 김웅이 미통당 관계자에게 보낸 고발장과 판결문 등의 캡쳐 사진이 조작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것인지 확인하면 된다. 김웅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하고 있으니 검찰의 감찰이나 수사, 공수처의 수사를 통해 밝히면 되는 것이다. 문재인의 검찰과 공수처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 특검을 통해 밝히자고 윤석열 측이 요구하면 된다.
이 사건은 김웅이 밝힌 말만으로도 이미 윤석열의 검찰과 손준성 검사는 수사를 받고 처벌 받아야 하는 것이다. 고발장을 누가 썼든, 전달받은 고발장으로 미통당이 고발을 했든 하지 않았든, 김웅이 미통당에 전달했든 하지 않았든, 김웅은 손준성 검사(수사정보정책관)로부터 자료를 전달받았다고 실토했다. 현직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이나 자신이 입수한 정보를 야당이든 여당이든 정당 관계자에게 주는 것 자체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배이며, 검찰의 정치 개입으로 국기 문란 행위이다.
이 사건을 대하는 보수 진영의 입장도 진영 논리나 특정 후보의 입장을 떠나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준석 대표나 최재형 후보의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검찰이 감찰을 조속히 진행하고, 수사는 공수처가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당무 감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만약 ‘생태탕 사건’처럼 사실과 다르다면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
최재형
“윤 후보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사건은 <뉴스버스>가 물증을 제시하며 폭로한 것으로 이 사건 관계자들을 수사하여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밝혀 진위를 가려서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만약 <뉴스버스> 기사가 사실이라면 손준성 검사는 처벌을 면하기 어렵고, 윤석열 역시 지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최소한 도의적, 정치적 책임은 져야 한다. <뉴스버스>가 제시한 물증이 조작된 것이라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처벌함은 물론 <뉴스버스>는 폐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이 터지자 최강욱과 조국은 마치 자신들은 잘못이 없는데 윤석열과 검찰이 자신들을 수사하고 기소했던 것처럼 게거품을 물고 있다. (만약 <뉴스버스> 기사가 사실이라면) 윤석열과 손준성이 미통당에 자료를 넘긴 것은 분명 위법이며 처벌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최강욱이 조국의 아들이 인턴십 활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인턴십 증명서를 발급해 준 사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런 불법을 저지른 것에 대한 책임을 면책받는 것도 아니다. 조국이나 정경심이 저지른 위변조 행위 역시 마찬가지이고.
윤석열 측도 문재인의 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 등을 들먹이며 이번 사건을 희석하려 하는데, 문재인의 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이 국기 문란 행위로 처벌 받아 마땅하듯이 만약 <뉴스버스> 기사가 사실이라면 윤석열과 손준성 역시 국기 문란에 따른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문재인의 사례가 자신의 과오를 경감하거나 면책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특히 윤석열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2번이나 수사하고, 조직적 여론 조작이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이 개인적 정치적 소견을 단 것에 대해서도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심지어 그 과정에서 3명의 사람을 자결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만약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면 법적 책임뿐 아니라 그 도덕적 책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
이 사건을 보는 필자는 혼란스럽고 착잡하다.
이 사건을 폭로한 <뉴스버스>의 대표는 이진동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고, 윤석열, 손준성, 최강욱, 유시민, <뉴스타파> 등 이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문재인 정권에서 일하던 인물이거나 친문 매체들이었다. 심지어 김웅조차도 국힘당에 입당하기 전에는 보수 진영이라고 보기 힘든 인물이었다. 한때는 자기들끼리 의기투합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보수 인사들을 적폐라는 이름으로 난도질하던 자들이었는데 저희들끼리 틀어져 싸우는 꼴에 보수 진영 사람들이 어느 한쪽을 편들려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둘 다 잘못 했으면 둘 다 패면 될 일인데 왜 한쪽은 감싸려 하는지 모르겠다.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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