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청년정치를 하려면 진성 당원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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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동식

 

-현재의 청년 정치는 실력자들 눈에 ‘발탁’되는 것이 알파요 오메가. 가장 ‘비’청년적 방식

-진짜 필요한 것은 “제대로 경쟁해서 실력 입증할 무대를 마련해 달라”고 한 목소리 내야

자기 콘텐츠·열정·헌신으로 책임당원 설득해 지지받는 정치인 만들 해법은 ‘진성 당원제’

 

 

요즘은 좀 뜸한 것 같은데, 2~3년 전만 해도 ‘국회의원 3선 제한’이 매우 강력한 정치 혁신 방안의 하나로 자주 거론됐다.

 

나는 그 얘기 듣고 어이가 없어서 “아니, 유권자의 선택권을 다른 사람들이 가로막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반박하곤 했는데, 정치권 이력이 오래 되었을수록 그리고 나름 정치 혁신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분일수록 저 방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연동형 비례 대표제니 하는 얘기랑 저 국회의원 3선 제한이라는 얘기가 비슷한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고 본다. 유권자의 선택권을 간접화하자는 시도가 그것이다.

 

지금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주민 자치회나 ‘현대판 서원’(이것도 내 표현이다) 노릇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이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절차에 따라 선택한 대의기관(국회의원, 지방자치의원)들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축소시키자는 얘기이다.

 

‘청년 정치’도 비슷한 맥락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본다. 도대체 몇살부터 몇살까지를 청년으로 봐야 할지도 애매한데, 그냥 나이가 젊으니 키워주고 혜택을 주고 중요한 자리에 앉히고 권한을 줘야 한다는 논리가 언제부턴가 당연한 상식처럼 자리잡았다.

 

청년 정치에 기대하는 게 뭔가? 과거의 낡은 관행이나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고 참신한 발상과 패기, 접근 방식으로 기존의 틀을 깨트리는 데 있는 것 아닌가? ‘젊은 피’라는 게 조직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거론되는 청년 정치는 어떻게든 정치권의 기존 실력자들의 눈에 띄어서 ‘발탁’되는 것이 그 알파요 오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장 청년스럽지 못한 방식이다.

 

무슨 청년 정치 학교라는 곳에서 양육된 젊은이들이 우파 정당 내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문제는 그 청년들이 그냥 무슨무슨 코스를 밟고, 어떤 정치학교 코스를 이수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격’을 인정해 준다는 방식이다.

 

실제로 저런 정치 학교 코스를 일종의 경력 삼아서 우파 정당 내부의 당직을 받고 단계를 밟아 점점 중요한 자리에 올라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생각해보면 웃기지 않나? 아니, 그 정치 학교가 정말 제대로 된 청년 정치인을 키워냈다면 말 그대로 실전에서 실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하는 꼬락서니들 보면 “종로학원 졸업(?)했으니 당연히 서울대 입학시켜 줘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가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되는 걸 보는 느낌이다.

 

진성 당원제야말로 청년 정치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자신의 메시지와 콘텐츠, 열정, 헌신으로 책임 당원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도 청년들의 중요성 알고, 청년 정치가 살아나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우파 정당에서 하는 꼬락서니는 말 그대로 청년 정치를 근본에서부터 썩게 만드는 방식 아닌가 싶다. 지금 청년 정치를 내걸고 정당에 들어오는 청년들이야말로 가장 청년답지 않은, 절대 정당에 들여서는 안되는 인물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솔직히 지금 청년 정치인이랍시고 여기저기 얼굴 내미는 청년 정치인들, 다들 이런저런 연줄 타고 다른 사람들보다 특혜 받고 그 자리에 올라간 것 아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오랜 세월 정치권 현장에서 풍찬노숙하며 당에 기여한 사람들의 기회를 짓밟고 중앙당에 진입하고 언론발 타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청년 정치를 훼손하는 짓 아닌가? 자기들 일신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청년 정치의 가능성마저 짓밟고 팔아먹는 행태 아닌가?

 

이번에 윤석열 고발 사주 사건에도 보수 정당에서 기웃거리며 온갖 말썽을 일으켰던 이른바 ‘청년 정치인’이 개입된 것으로 들었다. 아니, 개입된 정도가 아니라 주역이라고 하더만.

 

그 청년 정치인도 무슨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검증 안된 경력을 타이틀 삼아 유력 정치인들에게 접근하고 다시 그 정치인들과의 인연을 배경 삼아 매우 쉽게 중요 정당의 중요 타이틀(최고 위원 등)을 차지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그렇게 한번 얻은 타이틀은 다시 그 청년 정치인에게 어마어마한 후광을 입혀주고.

 

심지어 지난 총선 당시에는 이미 죽은 사람들 정보까지 빼내서 유령 정당을 만들고 또 그걸 무기로 합당 절차를 밟아 중요 당직을 얻으려 했던 것으로 안다.

 

언제까지 이런 짓거리를 봐야 하나? 지금 청년 정치 외치는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청년 정치를 죽이는 원흉들 아닌가.

진짜 청년 정치인들이라면 그들이 요구할 것은 딱 하나다. 바로 공정한 절차이다. “이것저것 다 필요없고, 제대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우리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달라.” 이것이면 다 되는 것 아닌가?

 

그동안 청년 정치인으로 거론된 사람들 가운데 이런 요구를 했다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 듣지 못했다. 내가 과문한 탓인가?

 

진성 당원제야말로 청년 정치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돈과 조직, 기득권에 의해 내리꽂힌 청년 정치인 아닌, 자신의 메시지와 콘텐츠, 열정, 헌신으로 책임 당원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시험 봐서 자격을 얻는 게 아니다. 정말 실력이 있고 경륜이 있다면 유권자들, 당원들, 지지자들을 설득해라. 그 설득의 무기는 다양하다.

 

정말 시험 잘보는 능력과 학력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도 있고(그게 될지는 의문이지만), 유권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감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위대한 경륜을 제시해 유권자들을 지지자로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정치는 종합 예술인 것이다. 그 종합 예술의 어떤 영역이 유권자들과 당원, 지지자들을 설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원들도 모른다. 오직 현장에서 실전으로 검증해 봐야 안다.

 

그래서 진성 당원제를 해야 한다. 여기서 자신을 검증받는 게 진짜 시험이고 검증이고 테스트다. 물론 최종 테스트는 결국 선거일 수밖에 없다. 그 테스트에 나갈 선수를 뽑으려면 진성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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