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기념관에서 마주친 한국전 참전용사들

<<광고>>



¶ 최재원

 

-미국 건국 정신 어린 링컨 기념관 광장에서 마주친 휠체어 탄 한국전 참전 용사분들

-알지 못하는 나라 사람들 위해 참전한 용사들에 존경과 경의 표하지 못한 자신 책망

-다음에 만나면 “한국 자유 민주주의 지키려 희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할 것

 

 

링컨 기념관 광장에는 자원 봉사자가 정말 많았습니다. 자발적이고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가득 담은 친절한 인사를 건네며 사람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장에는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들도 몇 분 눈에 띄었는데 그들의 가슴에는 훈장이 달려 있는 걸로 보아 참전 용사들 같았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런 분들이 갖기 마련인 그늘이 보이지 않아 저는 다소 생소하고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나가며 자원 봉사자들이 휠체어를 탄 분들에게 다가가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훨체어 탄 두 분 중 한 분은 한국전(6.25 건국전쟁)에 참전했다고 하시더군요. 자원 봉사자는 크게 웃으며 자기 가족 중에도 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가족이 있다며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상대를 치켜 세우며 서로 격려하는 대화가 이어지더군요.

 

링컨 기념관은 그런 시민들의 광장이었습니다. 그곳의 주인은 링컨 대통령만이 아니라,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 해방을 통해 미 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를 건국해 낸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 모든 영웅적인 시민들이었습니다. 링컨 기념관 광장은 링컨 대통령을 중심으로 바로 그런 영웅적인 시민들이 서로 조우하고 격려하는 자리였습니다.

 

링컨 기념관 옆 한국전쟁 참전 용사 기념비와 군상들. 마치 1950년 장진호 전투의 그날처럼 하얀 눈 속을 헤치며 행군하고 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오늘에야 저는 링컨 기념관을 가로질러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에 들러 참배했습니다. 4만3천 명 참전 용사들의 이름을 새길 추모의 벽 공사를 하는 펜스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무척 많은 미국인들이 찾고 있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베트남 참전 용사 기념비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많은 군사력이 투여되었고, 가장 큰 규모의 인명이 희생된 두 개의 큰 전쟁이 바로 한국전과 베트남전이었죠. 그런데 저는 광장에서 보았던 그 자원 봉사자처럼 만일 미군이나 유엔 참전 용사와 조우하게 된다면 얼마 전 아프칸에서 사망한 고작 스무 살 남짓 나이로 참전했다 숨진 용사들을 전우로 가진 그들 앞에 어떻게 존경을 담은 감사와 위트로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멀리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참전해 준 용사들에게 존경과 고마움과 경의를 표할 줄 모르는 이 서투름과 무지가 오늘 참배 내내 침통했던 마음과 함께 저 스스로를 책망하게 합니다.

 

다음에 가면 휠체어를 끌고 밝고 자랑스러운 참전 용사의 모습으로 이 기념비를 찾아온 당신들에게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한국과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워 주고 희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미국은 전혀 알지 못했던 국가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부름에 응했던 우리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에 새겨진 문구)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