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이라는 함정에 빠진 ‘떠벌이’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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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환규

 

-유명 대학교수 정맥 시술 받았던 환자 내원해서 살펴 보니 ‘역류 혈류가 원인’ 발견

-대학병원은 ‘돌출된 정맥’만 치료. 진짜 원인인 정맥 부전은 그대로 둔 충격적 사실

-명의라는 담당 교수, 직접 검사하지 않고 “내가 아는 것만 정답” 교만 빠진 ‘떠벌이’ 

 

 

60세 남성. 양측 하지의 다양한 불편감, 특히 양측 발의 심한 통증과 시림을 주된 소견으로 내원했다. 과거력을 살펴 보니, 올 1월에 모 대학 병원에서 하지 정맥류 분야의 명의로 알려진 유명 대학교수에게서 좌측 대복재 정맥 시술을 받았다.

 

좌측 근위부는 베나실로 폐쇄했고, 원위부의 돌출된 혈관들은 모두 수술로 제거했다. 내측 종아리에 10개 가까운 보행성 정맥 절제술( ambulatory phlebectomy)을 시술한 흔적들이 보였다.

 

그러나 증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정맥 치료를 받은 후에도 같은 증상이 지속되자, 환자는 자신의 증상이 “정맥 문제는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혹시 하는 마음으로 우리 병원(하트웰)을 찾아오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아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교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그는 환자에게 진정한 명의가 될 수 없다.

 

정맥 초음파 검사를 했다. 

 

하지 정맥 부전이 호발하는 정맥은 양측의 대복재 정맥과 소복재 정맥이다. 이 환자에게서는 시술을 받은 좌측의 대복재 정맥 말고도, 우측의 대복재 정맥과 양측의 소복재 정맥에서 다량의 역류가 관찰됐다. 그리고 그 역류 혈류는 발까지 이어져 발의 심한 통증과 시림을 야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3개의 대형 정맥의 역류를 놓쳤을 뿐 아니라, 정맥 절제술을 한 혈관들 아래에 있는 역류를 보이는 좌측 원위부 대복재 정맥을 그대로 살려 두었다는 점이었다. 대학 병원에서는 ‘돌출된 정맥’만 치료하고, 증상의 원인이 되는 정맥 부전들을 모두 그대로 놔두었던 것이다(허벅지 후면에서 큰 관통지를 통해 나오는 정맥 부전을 발견하는 것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순간, 혈압이 상승됐다.

 

이 환자의 많은 병리적 소견을 놓친 교수는 이 분야의 명의로 알려진 교수인 동시에 정맥 부전이 발의 통증, 저림, 시림, 열감, 감각 이상 등을 포함한 인체의 다양한 증상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정맥 통증학을 폄훼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교수가 명의로 알려졌을지라도 초음파 검사를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초음파 기사에게 맡겨 두는 한,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는 한, 내가 아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교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그는 환자에게 진정한 명의가 될 수 없다.

 

입심으로 유명해서 ‘떠벌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실력으로 ‘입’을 입증했다. 그 명의 교수는 무엇으로 명의임을 입증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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