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아직 ‘조선시대’입니까?

<<광고>>



¶ 최대현

 

-어려움에 처할 때 고등 종교는 자기 변화 위해 기도. 미신은 환경 바꿔주기만 기원

-곳곳의 조선시대 기념물들, 화폐마다 새겨진 조선시대 위인들. 아직도 조선시대냐

-정치인들, 역술인에 휘둘리고 생가·묘지 참배. 근대 국가 비전 제시에 집중해 주길

 

 

고등 종교와 미신의 차이는 내세(기독교의 구원, 불교의 윤회)에 대한 자각과 이타심(사랑)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쉽게 풀어, 어려움이 생겼을 때 고등 종교와 미신 모두 기도를 하게 되는데, 고등 종교는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나를 다스리고 변화시키려는 기도로 승화하는 반면, 미신은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고 환경을 바꿔주기만 간구하는 데 그칩니다.

 

종교가 없는 분은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닥친 고통은 그대로인데 왜 기도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가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을까요? 너무 쉽게 공짜로 얻은 것은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빼앗기더라도 억울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빼앗기면 곧바로 분노하지만, 자유를 빼앗긴 데는 둔감한 이유입니다.

 

현행 화폐에 새긴 인물 초상이 조선시대 위인들 일색인 점은 대한민국이 아직도 조선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1945년 이 땅에 찾아온 해방은 우리가 이뤄낸 것이 아니라 일본의 패망으로 주어진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사람들은 뭐가 뭔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이승만이라는 선각자가 있어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 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을 건국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과 조선은 고등 종교와 미신만큼 차이가 큽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해 답답하기만 합니다. 곳곳에 세워진 조선시대를 기념하는 조각물들, 과거에 세워졌던 유적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게다가 화폐마다 새겨진 조선시대 위인들의 초상은 대한민국이 아직도 조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줍니다.

 

선거때만 되면 들리는 역술인들의 풍수설과 사주, 관상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조선을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말씀이지만, 후보들이 박정희 대통령이나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찾아가 참배하고, 5.18 묘지, 3.15 묘지 등에 참배하는 것도 멈췄으면 합니다. 대신, 박정희 대통령의 뜻을 어떻게 이어받고 실현시키겠다는 구체적인 정견 발표로 바꿨으면 합니다. 민주화의 기념물에 무릎 꿇지 말고, 어떻게 이 땅에 자유 민주주의를 세울지,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말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정치에 나서는 분들은 대한민국을 자꾸 조상신에게 제사 지내고 풍수와 사주를 따지는 미신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말고,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 경제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지키기 위해 공부하고 투쟁하는 자유 시민의 근대 국가로 발전시키는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조선이 아닙니다.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