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탈원전에 눈이 어두워졌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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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

 

-가압경수로형 우리 원전, 견고한 철근콘크리트로 격납. ‘후쿠시마’와 안전성 질적 차이

-원전 건설에 10년 소요. ‘급격한 정책 선회 아니다’는 변명,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꼴

-원자력 발전단가 태양광보다 훨씬 싼데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도 명백한 사실

 

 

5. 사용 후 핵 연료 처분 비용, 폐로 비용 고려한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은?

 

-원전의 발전 단가에는 사용 후 핵 연료 처분 비용과 폐로 비용,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 비용 등이 원가의 15% 정도로 산정되어 이미 적립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1기당 매년 590억 원 정도, 40년이면 2.4조 원에 이르는 사후 처리 비용이 사용 후 핵 연료 처분과 해체 항목 등으로 적립됩니다.

 

이 정도 적립금으로 원전 사후 처리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원전을 60년 가동할 경우 적립금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사용 후 핵 연료 처분 비용과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 비용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게 책정하여 적립하고 있습니다. 노무 비용의 비중이 가장 큰 폐로 비용 역시 다른 국가들과 물가 차이를 고려할 때 충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년마다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여 사후 처리 비용을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평가한 사후 처리 비용은 다시 발전 단가에 포함하여 적립됩니다. 이런 비용을 포함하는데도 2020년 기준 원전 발전 단가는 59원/kWh으로 태양광 발전 단가 139원/kWh보다 훨씬 저렴하였습니다.

 

6. 후쿠시마 원전과 우리나라의 원전은 안전성에서 매우 큰 차이

 

-위 기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나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졌고,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관리 실태가 엉망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 역시 비등형 경수로인 후쿠시마 제1 원전과 우리나라의 가압수로형 원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잘못된 주장일 뿐입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은 원자로에서 물을 직접 끓여 발생한 수증기가 원자로 외부로 나가서 터빈을 돌리는 반면, 우리나라의 가압수로형 원전은 중탕의 원리로 물을 끓이기 때문에 원자로 내부의 물이 외부 터빈과 직접 접촉하지 않습니다. 중대 사고가 발생하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마련된 방사능 물질을 가둬두는 격납 용기도 차이가 아주 큽니다.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의 비등형 경수로는 부피가 작고 약한 격납 용기를 사용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가압수로형 원전은 1.2미터 두께의 견고하고 부피가 큰 철근콘크리트 건물 속에 원자로를 수납합니다. 요약하면, 원자로 유형이 달라지면 사고 유형도 달라지고, 그에 따른 결과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승용차에도 티코가 있고 볼보차가 있듯이, 차종마다 에어백 시스템과 안전도가 다르듯이, 원전이라고 다 같은 원전이 아닙니다. 강건한 원자로 격납 건물을 보유한 우리나라 원전은 최악의 경우 원자로가 녹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미국 TMI 사고 사례처럼 방사성 물질을 안전하게 밀폐할 수 있기 때문에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같이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가압 경수로형 원전(오른쪽 그림)은 원자로를 견고한 철근콘크리트에 격납하여 일본 후쿠시마의 비등 경수로형(왼쪽)보다 훨씬 안전하다.

 

7. 규모 5.8의 경주 지진은 원전의 안전성에 영향을 끼치는가?

 

-위 기사는 경주에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으니 원전은 위험하다는 식의 논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초창기에는 규모 6.5(지반 가속도 0.2g)의 지진에 대하여 원전 설비가 안전 정지되도록 설계하였으며, 현재는 모든 원전이 규모 7.0(지반 가속도 0.3g)의 지진에 대하여 안전 정지되게끔 설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60여 년 동안 전 세계 640여 기 원전이 18,500여 가동년을 기록하는 동안 지진이 원전에 치명적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일본 동해안의 5개 원전 부지의 원전은 모두 안전 정지했습니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만이 지진 40분 뒤 밀려온 쓰나미에 의해 침수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원전의 지진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판도라>는 영화였을 뿐, 영화에서처럼 지진에 의한 원전 파괴는 현실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위 기사는 원전 설비의 내진 설계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건축물과 원전은 내진 기준 자체가 아주 많이 다릅니다. 병원과 방송국, 소방서, 주요 관공서 등과 같이 재해 발생 시에도 핵심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특급 내진 시설이라도 0.055g의 지반 가속도에 대해 건축물의 변형과 크랙 등을 허용하는 반면, 원전의 핵심 설비와 격납 건물 등은 진도 규모 9에 해당하는 1.0g 가량의 지반 가속도에도 핵심 구조물에 변형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원전은 인간이 건설한 구조물 중에 지진 대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시설입니다. 따라서 원전 건물이 조금이라도 휘거나 금이 가는 등의 변형이 생길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일반 건축물들은 종류를 막론하고 완전 붕괴에 이르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합니다.

 

통상적으로 언급하는 내진 설계 기준 0.3g(규모 7.0)은 이 정도 수준의 지진이 발생해도 원전설비가 안전하게 자동 정지하는 기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당 기준치를 넘어가면 원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설계 기준을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원전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며, 실제 사례에서도 자동 정지 기준을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하여도 원전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입증해 왔습니다.

 

8.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급격한 탈원전이 아니다?

 

-위 기사는 원전 설비가 현재 늘어나고 있으므로 본격적인 탈원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전 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문재인 정부의 탄소 중립정책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원전 건설은 계획-건설-가동에 이르기까지 10여 년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갑작스러운 신규 원전 설비 건설 중단은 산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됩니다. 현 정부는 건설 계획 중이던 천지 1, 2호기와 대진 1, 2호기 건설계획을 취소하였으며, 이미 건설이 30%가량 진행 중이던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도 중단시켰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원자로까지 새 것으로 교체하여 사실상 새 원전이나 다름 없는 월성 1호기마저 경제성을 조작하여 중단시키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지 현재의 설비 용량이 예전보다 늘었다는 이유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급격한 탈원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나 다를 바 없습니다. 만약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아니었다면 올해의 원전 설비는 23.25GW가 아니라 28.1GW가 유지되고 있었어야 합니다.

 

-현 정부 여당이 추진하며 지지하고 있는 태양광 산업을 예로 들어본다면, 건설 중이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중단시키고, 새 모듈로 교체한 태양광발전소를 폐쇄하며, 건설계획 중이던 신규 태양광 설비도 모두 취소한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막무가내식 조치를 취하면 국내 태양광 산업이 어떤 지경에 처할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자력 산업의 역할은 단순한 전력 공급 기능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각종 설비를 연구 개발하고 제조-공급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지는데, 급격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전문 인력의 수급을 포함한 원전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원전 인프라 붕괴는 결국 가동하는 원전의 안전 운영에도 위협이 되기에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중지 후 전면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9.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 조작에 대한 사실관계

 

-월성 1호기 경제성 분석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월성 1호기의 조기 폐기 이유로 든 경제성 문제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2018년 기준 원전의 전력 판매 단가는 60원/kWh였고, 월성 원전의 과거 35년간 평균 이용률은 79.5%였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의 최종 용역 보고서는 원전 이용률을 60%로 낮추고 전력 판매단가는 kWh당 44.78~55.96원으로 자의적으로 낮추었습니다.

 

아무런 근거없이 이렇게 데이터를 자의적으로 낮춘 결과가 224억 원의 연간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왔던 것인데, 60원/kWh의 발전 단가로만 따지더라도 연간 이익은 1,778억 원에 달하며, 이런 발전 단가조차 태양광 발전의 139원/kWh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경제적입니다. <한겨레>의 위 기사는 이런 사실관계를 외면한 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및 월성 원전의 경제성에 대한 핵심 논점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에너지 소비는 국민의 삶의 질에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고품질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같은 국가에서 산업 경쟁력 향상 및 유지와 직결됩니다. 또한 독립된 에너지 계통에서 온실가스 감축에서도 현재까지 실적을 확실히 인정받은 에너지원은 아직까지 원자력 발전과 수력 발전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무엇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며, 값싸고 경제적인 에너지를 무엇으로 공급할 것인가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전문가 집단의 집단지성 체계 구축을 통해 가장 과학적이고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겨레>의 위 기사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치중하여 에너지원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견지하지 못하였으며, 결론에 짜맞추어 근거를 짜깁기한 것에 불과합니다. 과학을 왜곡하는 이러한 행위를 <한겨레> 같은 유력 언론사가 자행하고 있음에 <사실과 과학 시민 네트워크>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며 해당 기사 내용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관련 기사>

‘한겨레’는 탈원전에 눈이 어두워졌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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